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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0 16:23

화려한 휴가 (2007) 그외 잡담

길게 쓰기 좀 그러네. 
이 영화는 광주를 재난 영화의 한 소재로 "소비" 해 버린다.
영화가 의도한 대로 관중은 웃고, 울고, 안타까와하지만
왜 그 사람들이 그렇게 질 게 뻔한 싸움을 시작했는지
군인들은 왜 악귀처럼 돌변하였는지
영화 내에서는 아무런 해답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원인의 중심에는
수괴를 수괴로 부르지 못한 원죄가 있다.


이러니 내겐 <디 워> 보다 못한 영화다.
<디 워>는 보고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이 영화를 어떻게 잊어버리겠는가.






부연 : [반딧불의 묘]에 관한 논란에서 밑줄 긋기
결국 짧은 영화 리뷰를 또 길게 쓰게 되었다.
뭐랄까 [반딧불의 묘] 같은 만화 하나 만들어서 거의 전범 취급을 받고 있는 이사오 감독의 일갈을 어쩌다 지나가며 보게 되었는데,

전문 포스트 링크


'주인공이 이겼으면 좋겠다' 라는 섹션에서 "지금은 '울려주는' 영화만이 대히트를 기록" 한다는 말에 무릎을 쳤다. 
한국의 내셔널리즘 (aka 오욕의 역사) 영화는 대부분 저 감정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이 이겼으면 좋겠다.
하지만 영화 이외에 이미 알고 있는 지식(현실)으로는 그들은 이길 수가 없다는 데서 오는 필연적 비극의 감정.
그저 그때는 이럴 수밖에 없었다면서 영화 안에선 물론, 관객에게도 위로와 동정을 자아내려 하는 연출.
그 연출에 따라 무지한 척 움직이는 캐릭터.
우리는 영화가 보여 주는 감정의 기복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남 눈치 안 보고 훌쩍일 수 있는 장면이 많은 영화일 수록 '좋은 영화'라고 착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울려주는' 것만이 역사의 한을 푸는 길인가?
그렇게 한바탕 울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유일하게 남겨지는 선택인가?

사실 나는 그게 무섭다. 그냥 불행했구나, 힘들었구나. 몰라 줬구나로 끝내려고 하는 것이.
이요원이 목청껏 높여 외치던 거랑은 반대로 여름철 소비된 팝콘과 함께 잊혀지면서
그놈들과 함께 해 온 자들에게 면죄부를 돌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당장 한나라당 경선에 쏠린 관심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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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검은머리요다 2007/08/20 22:37 # 답글

    가슴이 아파서, 너무 아파서 되돌아 보지 않고 그냥 잊어버리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 오래된 사건이 아닌데도 아예 눈을 닫아버리는 거죠.. 주절주절..
  • fithele 2007/08/21 01:32 # 삭제 답글

    제가 잘 이해 안 되게 글을 썼나 보군요.
    잊을 수가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 영화처럼 접근하면 안 된다는 얘기였는데.
  • 오잉 2007/08/21 01:47 # 삭제 답글

    한번 봐야 겠군요. 슬픈 장면은 한껏 슬피 울고 나면 평온함이 오지 않을까 ... 하는 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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